정통 대기업들도 ESG 경영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깨어있는 많은 기업들이 뱃머리의 키를 ESG 경영에 맞추고 경영 방침에 이를 반영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의 신년사를 통해 한화그룹이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끌 것을 언급하며 ESG 경영 강화 의지를 다졌다. 지난해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발표한 ‘2020년 상장기업 ESG 등급’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국내 유가증권시장 상장법인 760개사 중 6개의 상장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 중 4개 상장사(한화,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생명)가 가장 높은 A등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솔루션은 미국의 수소-항공 우주용 탱크 전문 기업 ‘시마론’을 인수해 태양광 및 수소 분야에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했으며, 한화에너지는 프랑스 석유기업 ‘토탈’과 함께 미국에 태양광 사업 관련 회사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또한, 한화그룹은 2011년부터 국내 매립지와 몽골-중국 등의 사막화 지역에 나무를 심어 숲을 만드는 ‘한화 태양의 숲’ 캠페인을 진행하며 친환경 기업으로서 입지를 다져왔다.
GS그룹의 허태수 회장은 신년사에서 친환경 경영으로 신사업을 발굴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GS는 이와 관련된 첫 사업으로 바이오 영역의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더지에스챌린지’ 프로그램을 지난 1월 발표했다. 이번 프로그램 주제인 ‘바이오 기술로 만드는 새로운 생활, 깨끗한 환경, 건강한 미래’를 바탕으로 새로운 방식의 친환경 바이오 소재 생산 및 활용, 폐기물-오염 물질 정화 및 재활용, 질병 진단 등의 다양한 모집 분야를 확인할 수 있다. GS는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는 ‘블루포인트파트너스’와 함께 이번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적극적인 혁신을 통해 스타트업과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한섬은 국내 패션업계 최초로 올해부터 재고 의류를 업사이클링 과정을 통해 친환경으로 폐기 처리하는 ‘탄소 제로(0) 프로젝트’를 도입해 운영한다고 밝혔다. 업사이클링은 쓸모가 없어져 버려지는 제품을 단순 재활용하는 차원을 넘어, 친환경적인 기술이나 디자인, 아이디어 등의 가치를 부가해 새로운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을 말한다. 한섬이 ‘탄소 제로(0) 프로젝트’를 도입한 배경에는 재활용되지 않고 소각되거나 매립되는 폐의류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환경오염 등의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땅과 바다에 버려지거나 소각되는 폐의류로 인한 전세계 탄소 배출량은 연간 120억톤으로, 이는 전세계 온실 가스 배출량의 10%에 달한다. 재고 의류를 소각하지 않고 친환경 방식으로 처리하면 비용이 기존보다 6배가 더 들고, 처리 기간도 1~2주 이상 더 걸리지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친환경 재고 의류 처리방식을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식음료 기업들도 ESG 경영 도입에 한창이다. 롯데칠성음료가 지난해 출시한 무라벨 생수 ‘아이시스 ECO(에코)’는 한 해 동안 무려 1010만개가 판매되면서 인기를 끌었다. 아이시스 에코는 페트병 몸체에 비닐 라벨을 사용하지 않는 국내 최초 무라벨 생수다. 개봉 및 음용 후 바로 분리 배출할 수 있어 라벨 사용량은 줄이고 재활용 효율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매일유업은 기존 PET 패키지로 판매하던 ‘상하목장 유기농우유’와 ‘저온살균 슬로우밀크’를 종이 소재 ‘후레쉬팩’ 패키지로 변경하고, ‘엔요100’ 요구르트 제품에서 빨대를 제거하는 등 ESG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CJ제일제당은 ‘햇반’의 용기 두께를 줄이면서도 내용물의 보호성은 그대로 유지하는 패키징 최적화를 통해 플라스틱 사용량을 감축하고 있다. 또한, ‘백설 식용유’ 패키지를 투명 용기로 교체하고 포장재 라벨도 수분리성으로 바꾸면서 재활용율을 높였다.
한편, 최근에는 굴뚝 기업들을 중심으로 탄소감축,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 등 녹색산업 관련 용도로 자금을 모으는 채권 발행도 줄을 잇고 있다.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2000억원 규모의 ESG 채권을 발행한다고 예고했는데 1조3100억원의 주문이 들어왔다. 현대제철은 2500억원 채권 발행을 앞두고 2조700억원이 몰려 채권 발행 규모를 5000억원으로 늘리기로 결정했다.
구체적이면서도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 곁을 파고들고 있고 있는 ESG 경영. 앞으로 더욱 많은 기업들이 ESG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높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지속 성장을 도모해 나가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 ESG 투자전략 7가지
(1) 네거티브 스크리닝 : ESG 투자철학에 부합하지 않는 산업/기업을 포트폴리오에서 제외
(2) 포지티브 스크리닝 : ESG 결과가 우수한 섹터/기업/프로젝트 선별
(3) 규범기반 스크리닝 :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규범에 입각해 투자 심사
(4) 지속가능 테마 전략 : 청정에너지 및 녹색기술 등 지속가능성 관련 테마
(5) 임팩트 투자 전략 : 사회, 환경문제등 긍정적 가치에 중점을 두고 투자
(6) 경영참여 및 주주행동전략 : ESG에 맞는 기업경영을 위한 주주권한 활용 및 영향력 행사
(7) ESG Reporting : ESG 기준의 투명성을 유지하는 투자 유지